제가 너무 이기적인 거같아요..
이기적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인간은 대게 이기적입니다.
자연, 신, 혹은 알 수 없는 어떤 법칙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죠.
그래서 '이기심'에 대한 감정으로 고통스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이기심을 느끼고 고통스러워하는 능력은 희귀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님이 남들보다 나으면 낫지, 더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뜻이지요.
다른 얘기를 해보죠.
굳이 중요도를 메겨본다면, 강아지의 인생보다는 님 엄마의 인생, 님 동생의 인생, 그리고 님의 인생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그러니 강아지를 위해 님들이 집에만 처박혀서 아무것도 못해야 한다면, 그것의 굉장히 비극적인 동시에 상황을 이해하는 판단력이 부족한 것이겠죠. 현실을 좀 더 명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님이 원하는 만큼 강아지에게 사랑을 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은 매우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님의 강아지는 바람을 피할 집이 있고, 신경써주는 주인이 있고, 밥도 꼬박꼬박 나오겠죠.
다시 말해서, 님이 생각하는 것보다 불행한 견생犬生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오히려 서울역에서 노숙하며 개만도 못한 인생을 사는 인간들보다야 훨 나은 인생일 수도 있습니다. 평소보다 시간을 좀 더 주지 못할 뿐, 강아지의 인생이 완전히 파탄나는 것은 아닐겁니다.
그러니 적당히 아파하고 님의 인생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넘어졌을때는 뭐라도 주워라'는 말이 있듯이 님은 이번의 사건에서 뭔가를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 다는 것입니다.
님의 가족이 처음으로 강아지를 키운다는 생각을 했을때는 아마 이런 상황을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냥 적당히 모두가 행복해질 줄 알았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모든 생명을 키우는데에는 엄청난 에너지와 마음이 들어갑니다.
어쩌면 님의 가족이 강아지를 처음 키운다는 결정을 할 때, 지금과 같은 상황도 생각해보아야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누구나 그렇게 미래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쉽지 않지요.
그렇기에 지금의 마음의 고통은 자연스레 받아들여야할 님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다만 님은 타고나기를 선한 성품을 가졌으니, 그 마음을 잘 간직하는 어른으로 거듭났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