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님의 글을 읽으니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얼마나 힘들고 괴로우면 '쓰러져도 좋다'고까지 생각하셨을지, 그 절박함이 고스란히 느껴져요. 외모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위축되고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정말 속상하고 힘든 경험입니다. 다이어트가 마음처럼 되지 않아 스스로를 미워하는 마음까지 들고 있다는 사실에 정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질문자님, 저는 '쓰러져도 좋은' 극단적인 방법을 알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질문자님은 그렇게 함부로 대해져도 되는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 질문자님께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단순히 몸무게 숫자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감을 찾고 다른 사람 앞에서 당당해지는 것,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극단적인 방법은 일시적으로 체중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결국 더 큰 좌절감과 무력감을 안겨줄 뿐입니다. 오히려 머리카락이 빠지고, 피부가 푸석해지고, 생리가 멈추는 등 더 큰 외모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벌주는 방법이 아니라,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으로 건강하게 변화하는 길을 안내해 드리고 싶습니다. 단기간에 놀라운 변화는 아닐지라도, 분명히 질문자님을 더 단단하고 빛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줄 방법들입니다.

마음 먼저 돌보기: 가장 중요한 첫걸음

지금 질문자님께 가장 필요한 것은 체중 감량법이 아니라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 전문가와 상담하기: 현재 느끼는 감정들(주눅 듦, 스트레스, 자기혐오)은 혼자 감당하기 매우 버거울 수 있습니다. 학교 상담실의 상담 선생님, 혹은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의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친구 관계, 학업 스트레스 등 여러 고민을 함께 이야기하며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https://www.cyber1388.kr (채팅, 게시판 상담 가능)

*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 1577-0199 (24시간)

* 믿을 수 있는 어른과 대화하기: 부모님, 혹은 친척이나 선생님 등 질문자님을 아껴주는 어른에게 지금의 힘든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으세요. 혼자 끙끙 앓는 것보다 훨씬 큰 힘이 될 거예요.

건강을 지키는 현실적인 방법

마음을 돌보는 것과 함께 아래의 건강한 방법들을 조금씩 실천해 보세요. '해내야만 한다'는 압박감보다는 '내 몸을 위해 좋은 일을 해준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식단: '굶기'가 아닌 '채우기'

굶는 다이어트는 100% 요요 현상을 불러오고 건강을 망칩니다. 우리 몸을 좋은 음식으로 '채워주는' 방식으로 바꿔보세요.

* 세 끼 규칙적으로 먹기: 양을 조금 줄이더라도 세 끼를 챙겨 먹는 것이 폭식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아침을 꼭 챙겨 드세요.

* 단백질과 채소 충분히: 닭가슴살, 두부, 계란 같은 단백질과 다양한 색깔의 채소를 매 끼니 챙겨 먹으면 포만감이 오래가고 건강에도 좋습니다.

* 가공식품, 설탕 줄이기: 과자,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배달 음식 횟수를 일주일에 한두 번으로 줄여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 물 많이 마시기: 하루에 1.5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피부도 좋아집니다.

2. 운동: '벌칙'이 아닌 '즐거움'

힘들고 고통스러운 운동은 오래 할 수 없습니다.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움직임을 찾아보세요.

* 걷기부터 시작: 학교나 학원을 오갈 때 한두 정거장 먼저 내려서 걸어보세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걸으면 스트레스도 풀립니다.

* 유튜브 홈트레이닝: '칼소폭', '땅끄부부' 등 재미있고 따라 하기 쉬운 홈트 영상이 많습니다. 하루에 20분이라도 꾸준히 해보세요.

* 즐거운 활동 찾기: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면 댄스 학원을, 활동적인 것을 좋아한다면 배드민턴이나 자전거 타기 등 취미를 붙여보세요.

3. 생활 습관: 가장 기본이지만 가장 강력한 변화

* 충분한 수면: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식욕이 늘고 살이 더 찌기 쉬운 체질이 됩니다. 하루 7-8시간은 푹 자는 것이 중요합니다.

* 스트레스 관리: 공부나 친구 관계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는 것으로 풀기보다, 일기를 쓰거나, 음악을 듣거나, 가볍게 산책하는 등 다른 방법을 찾아보세요.

질문자님은 그 자체로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람입니다. 체중이나 다른 사람의 시선이 질문자님의 가치를 결정하게 두지 마세요.

다이어트가 자신을 미워하고 벌주는 과정이 아니라,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과정의 시작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금의 힘든 시간이 질문자님을 더 건강하고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될 거예요.

언제든 힘들면 또 이야기해주세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